코로나에 가로 막혀 2년을 넘게 보지 못했던 가족들을 드디어 만났다. 2월 7일에 한국에 도착해서 거의 두달 반을 쉬었다.
뭔가 느낌이 지금 아니면 이렇게 푹 쉬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까 아주 푸욱 쉬었다. 마침 한국 대기업 상반기 신입 모집기간이 겹쳐서 부랴부랴 지원서를 써서 지원했지만 당연하게도 결과는 좋지 않았다. 요즘 보통 구직에 1년 가량이 걸린다고들 하지만 그걸 내가 막상 해야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게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오픈 리턴으로 바꿔놓고 한국에서 취업해 정착하는 쪽으로 생각을 기울이는 중에 LG전자 영국 법인 채용공고를 우연히 발견했다. LG전자 공식홈페이지에서는 사원급을 뽑고 있었고 똑같은 포지션으로 영국 내 한국인 커뮤니티에서는 인턴 포지션으로 모집을 진행하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절실했던 나는 둘 다 지원했고 지원하고 이틀이 지나 바로 인터뷰가 잡혔다. 파트리더, 한국으로 치면 과장 정도의 직급인 한국인 2명과 HR부서의 영국인과 약 30분가량 대화를 했고 분위기는 역시나 편안하고 좋았다. (영국에서 제일 좋은 점이 인터뷰의 편안한 분위기가 아닌가 싶다.) 당연하게도 느낌이 좋다라고 생각했고, 총 합 거의 5년을 영국에 투자한 나에게 영국 현지 취업을 해서 경력을 쌓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좋은 시나리오를 상상하게 됐다. 그것도 한국기업에서? 굿
면접을 금요일에 보고 분명히 그날 저녁에 결과를 바로 알려주겠다고 했는데 아무런 연락이 없었고 초조해졌다. 그리고 그 주 주말에 다시 인턴 공고가 올라와 아 내가 선택되지 못한 것인가 생각을 하며 혹시 나를 정규직으로 뽑고 인턴을 더 뽑는 것은 아닐까라는 행복회로를 돌리기도 했다.
성격이 급한 나는 월요일이 되자마자 인터뷰 피드백을 받고 싶다는 핑계로 바로 인터뷰를 봤던 HR부서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답장이 또 안왔다. 화요일이 되었고 이메일 하나가 왔다.
가족들도 정말 기뻐했다. 약 5년의 유학기간의 결실을 맺은 것 같았다.
준비과정에서 소피가 정말 많은 도움을 줬고 덕분에 무사히 인터뷰도 잘 해낼 수 있었다.
서둘러 영국행 비행기를 예약했다. 합격 소식을 접하고 HR과 의사소통하며 가능한 한 빨리 출근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고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됐다. 서둘러서 이사할 집도 알아보고 이삿짐 벤도 예약하면서 영국 도착 후 2주 동안 정말 정신없이 지냈다. 이사는 무사히 마쳤고 주말동안 열심히 정리할 계획이다. 여전히 정신은 없지만 그래도 전에 살던 곳보다 훨씬 더 좋은 동네로 왔기 때문에 틈틈이 이곳저곳을 둘러볼 생각이다.
어쩌다보니 현지취업을 하게 되었다. 비록 개발자는 아니지만 영국현지에서 일하면서 얻는 경험치가 내 커리어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한 결정이었다. 다시 새로운 시작이고 또 염치없이 약간 설레고 있다.
(여전히 개발은 재밌고 iOS를 계속 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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